작품을 닮아 강렬했던 삶… 거장 이두식 다시 만난다

February 24, 2016, 3:00:00 PM

작품을 닮아 강렬했던 삶… 거장 이두식 다시 만난다

고(故) 이두식 화백의 기일인 23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H에서 '이두식 3주기 추모전'이 열렸다. 경북 영천 출신의 '촌놈'이던 이 화백은 타고난 손재주로 석고 데생 한번 안 해보고도 서울예고에 합격했고 홍익대에 진학했다. 홍익대 교수와 학장,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 등을 맡으며 작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홍익대미술관에서 열린 정년퇴임 기념전 개막식을 치른 이튿날 새벽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보는 이의 기분에 따라 춤사위처럼, 굿판처럼, 나비의 날갯짓처럼 다채롭게 읽히는 '잔칫날' 시리즈가 대표작이다. 생명력 있는 붓질과 화려한 색감을 가진 그 그림에서 좋은 기운이 나온다 하여, 특히 붉은 색조가 강한 그림은 재물운을 불러온다고 해서 대형건물의 정문을 수문장처럼 지키곤 한 작품이다. 지금도 서울 메리어트·힐튼·롯데 호텔이나 제주 해비치 호텔 등지에서 어렵지 않게 그림의 기운을 확인할 수 있다. 후기작은 색을 절제해 담백한 수묵화 느낌을 풍기는 '심상' 시리즈가 있다.

이번 전시에는 초기 드로잉에서 미발표 근작까지 50여 점이 선보였다. 40여 년 화업을 따라 걸으면 우직하게 살았던 한 사내의 인생이 더불어 읽힌다. 이 화백은 1993년부터 5년간 뉴욕 제리브뤼스터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했으며,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2000년 이탈리아 로마의 지하철 플라미니오(Flamonio)역에 8m벽화로 그의 그림이 설치됐다. '2003 베이징비엔날레' 참가 당시 외국인 최초로 베이징 중국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됐고 2008년에는 상하이 정부로부터 10년간 아틀리에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최초의 한국작가가 됐다. "다작(多作)했던 피카소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면서 "하루 4시간 이상 자 본 적 없이" 작업한 덕분에 4,5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전시는 3월22일까지. (02)735-3367